언론속의 국민
시각디자인 매혹사와 거부의 파노라마 / 조현신(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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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파노라마 ⑥
조선 개항기 담배광고
모든 광고는 물건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사회관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자연히 그 속에는 소비자의 이상적 자아상이 등장한다. 개항기 조선의 담배 광고에서 여성은 꽃과 동일시되며 멋지게 흡연하는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1930년 미국의 담배 광고는 럭키 라이프의 주인공으로, 혹은 임산부에게도 흡연을 권하는 양상을 보인다. 광고는 미래의 충족된 개인상을 통해 현재의 개개인을 결핍되어 있는 존재로 인지케 만든다. 결국 모든 광고는 이 간극을 소비로 메우라고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말보로 광고 패러디
이 가정에 비치된 것처럼 일상의 물건을 보기좋게 만들고 그것에 신화적 아우라를 씌우는 것이 또한 디자이너의 역할이다. 1964년 영국의 디자이너 켄 가렌드와 사진작가. 학생등 20여 명은 ‘First things First’(중요한 것 먼저) 라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재능이 “고양이 밥, 세제, 치약, 다이어트 식품, 담배” 등을 위해 쓰여지는 것에 대해 성토를 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재능이 좀 더 의미있고, 지속적인 사회의 순기능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에 쓰여지기를 원한다고 선언하였다. 이들의 선언은 당시 BBC 방송에서의 대담 인터뷰, 가디언지의 기사화 등을 통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고, 디자이너들의 직업과 자의식에 대한 일종의 면죄부 역할을 한다고도 평가받았다.
매혹 비틀기의 시도들
디자이너들의 이러한 문제제기는 간헐적이지만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1989년 캐나다 벵쿠버에서 칼레 라슨에 의해 창간된 결월간 잡지 <애드버스터즈>(광고 때리기)는 제호 그대로 다국적 기업에 대해 ‘문화비틀기’라는 명목으로 안티광고를 생산해 내고 있다. 카우보이의 매력을 이용한 말보로 담배 광고를 비틀어, 황혼을 배경으로 말을 탄 카우보이가 친구에게 “밥 ,난 폐를 잃었다네”라는 카피의 광고를 제작하기도하고, 매년 ‘buy nothing day’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 영수증에는 “노래가사 쓰기, 읽기, 해변가기, 농구하기” 등의 명세가 있으며 그 비용은 제로이다. 근래 한국의 광고디자이너 이제석이 보여주는 공공광고는 창조성과 사회적 이슈가 혼합된 긍정적 역할을 보여준다. 반전 캠페인, 지구적 식수문제, 등등에 대해 단번에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그의 광고는 전 세계에 설치되어 있다. 이제석의 광고
조현신 국민대 교수(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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