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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시선] 공정·상식과 거리 먼 검찰 편중 인사 / 홍성걸(행정학과) 교수

윤석열정부의 검찰 편중 인사에 대한 비판이 나타나고 있다. 역대 모든 정부가 코드 인사에서 자유롭지 못했지만, 윤석열정부의 경우엔 특히 검찰 출신 인사들의 과도한 기용을 우려하는 의견이 많다. 검찰에서 26년을 보낸 대통령이기에 인적 네트워크가 검찰 중심일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비판을 넘어 더 큰 비난에 직면하기 전에 이쯤에서 초기 검찰 편중 인사 논의를 신중히 수용해 폭넓게 인재를 구해야 한다.

 

어느 정부에서나 대통령실의 주요 직책에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을 쓰는 경향이 높다. 그 점에서 검찰에서 동고동락했던 윤재순 총무비서관(전 대검 운영지원과장)과 강의구 부속실장(전 검찰총장 비서관)의 기용은 충분히 예견된 인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검 사무국장 출신인 복두규 인사기획관은 대통령 스스로 강조했던 전문성의 측면에서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 대검 사무국장 경험만으로 광범위한 대통령의 인사권을 보좌하는 인사기획관으로서 전문성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의 기용은 검찰 출신, 그것도 검찰총장을 보좌하던 검찰 행정직과 특수부 검사 출신 인사들이 윤석열정부의 요직에 진출하는 통로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행정학


그래서일까. 윤 대통령은 이미 이원모 인사비서관(전 대전지검 검사), 주진우 법률비서관(전 동부지검 부장검사),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전 수원지검 부장검사) 등 검찰 출신 인사들을 기용했음에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에 조상준 전 대검 형사부장을, 국무총리 비서실장에는 박성근 전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을 임명했다. 대통령실은 이들이 남다른 능력과 전문성을 갖췄다고 강변하지만 그보다는 대통령의 개인적 신뢰가 중요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이미 1기 내각에 검찰 출신 장차관이 4명에 달했는데도 장관급인 국가보훈처장에 검찰 출신인 박민식 전 의원을, 차관급인 법제처장과 금융감독원장엔 이완규 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 이복현 전 북부지검 부장검사를 각각 임명했다. 조만간 발표될 예정인 공정거래위원장 자리에도 검찰 출신 인사들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이쯤 되면 대한민국의 인재는 검찰에만 있느냐는 불만과 비판이 나올 만하다. 윤 대통령 스스로 ‘공정’과 ‘상식’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내세웠고, 초기 인사에서는 능력과 전문성만 본다고 강조해 왔던 터다. 그랬던 그가 내각 인선에 여성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외신 기자의 질문 한마디에 스스로 부족했다면서 연달아 여성들을 장차관직에 지명하기도 했었다.

 

주변 인재는 믿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집단사고에 빠져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국정 운영에서 집단사고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에 반드시 생각이 다른 사람을 곁에 둬야 한다. 더욱이 검찰은 범인의 과거 행적과 법률 위반을 위주로 사고하는 집단이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고객지향적 마인드가 중요한 행정과 정책의 책임 있는 자리에서 지배적 집단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변화하는 시기에 새로운 인재를 널리 구해 기용해야 할 인사기획관과 인사비서관을 모두 검찰 출신 인사로 채운 것은, 본인들은 뭐라 강변할지라도 검찰의 시각과 인적 네트워크가 인재 발굴 과정을 좁힐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할 만하다.

 

윤석열정부는 국회의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향후 2년을 함께 보내야 한다. 야당과의 협치 측면에서도 검찰공화국이라고 비판하는 야당에게 새 정부를 비난할 꼬투리를 스스로 만들어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미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이 아직도 검찰총장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우스개 섞인 비판이 시작됐다. 스스로 약속한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의 검찰 출신 인사 기용은 자제해야 한다. 이대로라면 일반 국민이 윤 대통령의 검찰 편향 인사를 비판하는 것도 시간문제다. 코드 인사니 회전문 인사니 하는 비판은 문재인정부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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