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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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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신상 클럽’에 골퍼마다 결정장애… 3개로 압축뒤 골라라[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골프클럽 선택의 심리학

목록만 훑는 ‘넷플릭스 증후군’
새 클럽 고르는 골퍼들도 유사
대안 많을수록 선택 더 힘들어

본인에 필요한 기능·특징 집중
3개 외 나머지는 모두 무시해야

 

 

 

 

동네마다 하나씩 있던 비디오 대여점들이 사라졌다. 대신 인터넷으로 언제든 클릭 한 번에 영화를 볼 수 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자리를 잡으면서 전에 없던 현상이 하나 생겼다. 이른바 ‘넷플릭스 증후군(Netflix syndrome)’이다.

 

넷플릭스 증후군이란 어떤 영화를 볼지 목록만 훑어보다 정작 영화는 한 편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잠들고 마는 것을 의미한다. 즉, 범람하는 콘텐츠 홍수 속에서 생긴 현대인의 결정장애 현상을 말한다.

 

모르긴 해도 본격적인 골프 시즌을 앞두고 매년 봄이면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수의 새 골프클럽을 대하는 골퍼들의 처지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까 싶다. 골프클럽 하나 바꾸려고 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을 찾았다가 브랜드별, 모델별로 다양한 디자인과 사양, 가격을 놓고 고민만 거듭하다 결국 한 개도 고르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오기 십상이다.

 

영화 관람이나 골프클럽 구매가 지금처럼 쉽지 않았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잘되지 않는 상황이다. 미국 스워스모어대의 심리학자 배리 슈워츠 교수는 선택의 기회가 늘어나는 것이 결코 만족스러운 선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며, 이것을 ‘선택의 역설’이라고 불렀다.

 

인생은 크고 작은 선택의 연속이며 우리는 매일 혹은 매 순간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세상이 복잡해짐에 따라 선택의 가짓수도 덩달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현대인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선택의 자유가 주어졌다.

 

우리는 보통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많을수록 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고,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더 행복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슈워츠 교수에 따르면 현실은 이와 정반대다. 선택의 기회비용과 손실을 극도로 싫어하는 인간의 심리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선택할 대안이 많으면 많을수록 오히려 선택은 더 어려워지고 만족감까지 낮아질까? 선택의 기회가 늘어나면 선택에 따라 포기하는 대안의 수도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다. 최선을 다해 골랐다고 생각했지만 선택하지 않고 아쉽게 포기한 대안들이 계속 마음에 남아 우리가 한 결정에서 얻은 만족감이 희석된다. 여기에 혹시 내가 한 선택보다 포기한 대안이 더 나은 것이면 어쩌지 하는 불안과 ‘아까 그걸 골랐어야 했는데…’하는 후회가 교차하며 오히려 무언가를 잃은 듯한 상실감마저 든다.

 

그렇다면 수많은 클럽 중에서 나중에 절대 후회하지 않으면서, 한 번에 마음에 쏙 드는 클럽을 선택하는 방법은 없을까? 슈워츠 교수는 먼저 자신이 어떤 유형의 선택을 추구하는 사람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바로 극대화 추구자와 만족 추구자다. 극대화 추구자는 가능한 모든 대안을 고려해 항상 최고의 선택을 하려 한다.

 

이와 달리 만족 추구자는 만족할 만한 최소한의 기준을 정해 놓고, 그 기준을 충족하는 첫 번째 선택지를 고른다.

 

슈워츠 교수는 최고의 선택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려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극대화 추구자보다 자신의 기준을 충족하는 ‘충분히 좋은’ 것에 만족하는 사람이 행복한 선택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선택할 대안이 늘수록 선택은 더 힘들어진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 제품이 나오는 상황에서 언제나 더 나은 선택지가 어딘가에는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극대화 추구자는 항상 불행할 수밖에 없다.

 

자신에게 진정 중요하거나 꼭 필요한 기능과 특징에만 집중해 선택 대안을 3개 이내로 제한하고, 나머지 제품은 모두 무시하는 것이야말로 역설적으로 우리의 삶에서 분주함과 스트레스, 걱정과 후회를 줄이는 효과적인 선택법이다.

 

남이야 뭐라 하든 자신의 선택에 만족할 때 그것이 바로 최고의 선택이라는 것이 오랫동안 인간의 선택을 연구해 온 그의 결론이다.

 

국민대 스포츠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