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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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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my hobby #2] 그녀의 터닝포인트가 된 복싱

 복싱 대회에 출전한 여자 연예인이 화제가 될 정도로 아직은 복싱 계에서 여자선수가 드물다. 그런 이유에서 인터뷰를 하게 된 최다나(시각디자인 08) 학생 역시 주변에서 이미 많은 주목을 받고 있었다. 우연히 시작하게 된 복싱 그리고 1년 뒤 전국 생활 체육 복싱대회에 출전해 얻은 2위라는 성적이 그녀의 실력을 말해준다. 복싱을 한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여성스러운 모습의 소유자인 그녀와의 인터뷰를 공개한다.

 

복싱을 배우게 된 계기가 있나요?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을 하고 나서 진로 문제에 있어서도 또 남자 친구와도 헤어지고 스트레스가 되게 심했어요. 운동으로 이겨보려고 헬스 클럽에 다니려고 했는데 복싱 장에 다니고 있던 친구가 복싱이 스트레스를 푸는 데는 최고라고 해서 처음 배우게 됐어요. 그 당시에 인턴을 하고 있었는데 회사도 그만두고 아예 1년 동안 거의 운동만 하게 됐죠.

 

여자가 복싱을 한다는 것이 아직은 낯설어요. 주변에서의 반응이 어떤가요?
정말 반반이에요. 어떻게 여자가 그런 운동을 할 수 있냐고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되게 놀라워하면서 멋있다고 응원해주세요. 운동은 끈기가 있어야 하는데 1년 동안 어떻게 버텼냐면서 궁금해 하시기도 하고요. 지도 교수님께서는 자신도 배우고 싶으셨는데 용기가 없어서 못 배우셨다고 찬성이라고 계속하라고 하세요.(웃음)

 

경기를 하다보면 얼굴을 맞기도 할 텐데 부담스럽지는 않나요?
네. 복싱을 하다보면 맞기도 하죠. 여자가 하기에는 부담이 될 때도 있어요. 그래서 경기를 할 때 일단 상대 선수를 많이 때려서 먼저 눕히는 편이에요. 경기가 오래 진행되면 많이 맞잖아요. 1라운드에서 KO로 끝내버리려고 하죠.

 

처음 마우스피스나 글러브를 사용했을 때 많이 어색했을 것 같아요.
마우스피스를 처음 끼면 약간 속이 미식 거려요. 남성용 여성용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남녀공용 실리콘인데 뜨거운 물을 붓고 입에 물고 있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이에 맞아요.전체적으로는 너무 크니까 계속 목젖에 닿아서 미식 거려요. 글러브는 온스에 따라 연습용, 시합용이 따로 있어요. 온스는 12, 14 이렇게 2단위로 뛰는데 숫자가 커질수록 무거워요. 연습 할 때는 무거운 걸로 연습을 하고요. 시합 때는 10온스나 12온스 정도를 사용하고 더 가볍고 딱딱해요.

 

 

남자 선수와도 겨뤄 본 적이 있나요?
제가 다닌 체육관에는 여성회원 분들이 많이 안다녀서 남자 분들과도 많이 겨뤄 본적이 있어요. 일단 체격부터가 다르니까 저만 공격하고 남자선수는 피하는 방식인 매스 복싱을 해요.근데 계속 저만 공격을 하니까 나중에는 열 받으셔서 절 공격하더라고요.(웃음) 한 번은 턱을 잘 못 맞아 입이 안 다물어 져서 1주일 동안 밥을 못 먹는 해프닝이 있었어요.

 

대회에도 출전했다고 들었어요. 어떤 대회였나요?
2008년에 경기 중에 머리를 너무 많이 맞아서 돌아가신 최요삼 선수를 기리기 위해 2011년에 열린 전국 생활 체육 복싱대회에요.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풀자고 시작했는데 점점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운동을 하고 나서 샤워를 하면 여태까지 느껴보지 못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해야 하나? 남들보다 더 잘하고 싶었고 여자라고 해서 연약한 모습 보다는 남자선수 못지않게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대회까지 출전하게 됐죠.

 

취미로 시작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대회에 나가려면 연습량이 부족하지는 않았나요?
복싱에 발을 들여놓으려는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였기 때문에 1년 정도면 남들보다 연습량이 적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50kg대 체급이 제일 많이 나왔어요. 저는 45kg로 출전했는데 대회를 준비하면서 계속 살이 빠져서 거의 10kg정도 차이가 나는 선수들과 붙어서 힘들었어요. 체중에서 힘 차이가 나니까 맞으면 아프죠. 복싱은 발을 붙이고 있으면 안 되는 운동이기 때문에 새벽 7시부터 동네를 10km정도 뛰어요. 집에 와서 씻고 밥 먹고 좀 자다가 낮에 다시 운동하고 이렇게 반복했어요. 영화에서는 멋있게 뛰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그건 오버고 그냥 뛰어요.(웃음)

경기는 3라운드까지 진행되고 3분 경기하고 30초 쉬고 다시 경기를 이어가는 방식이에요. 그래서 체육관에서 연습할 때 노래를 틀어놓고 동시에 벨을 같이 눌러서 3분이 되면 땡 소리가 나고 30초가 지나면 또 땡 소리가 나요. 라운드에 몸을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연습 할 때는 3분이 되게 짧은 시간인데 링에 올라가서 상대방과 싸우면 10분? 정말 길게 느껴져요. 또 긴장 돼서 더 숨차고 입도 바짝바짝 말라요. 물을 마시면 경기 중에 목이 마를까봐 물을 못 마시게 하거든요.

 

 

경기에서 이기고 나서 느낌은 어땠나요?
청코너와 홍코너로 나누어서 경기를 치르는데요. 그냥 KO로 이겨버리면 "청코너 누구 승리~"이러지 않고 이긴 선수의 손을 바로 들어줘요. 제가 KO로 이겨서 심판이 손을 바로 들어줬는데 그 기분이 진짜~ 진짜~ 좋아요. 결승전에서 지기는 했는데 초반에 그렇게 이겨서 기분이 되게 좋더라고요. 결승전에서 상대선수가 왼손잡이였어요. 왼손잡이는 극히 드물게 있는데 공격 방식도 다르거든요. 제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해서 몸이 익숙지 않았어요. 아쉽게 2위를 했죠.

 

여자선수로서 복싱 대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지금은 학교를 다니고 있어 운동할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쉬고 있는데 졸업하면 다시 대회에 나갈 생각이에요. 대회에 나가게 되면 제가 바라는 점은 체급이 세분화 되면 좋겠어요. 제가 관장님한테도 40kg대 체급이 없으면 대회에 안 나간다고 그랬어요. 너무 힘들어요.

 

복싱의 어떤 매력을 국민*인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가요?
일단 살이 진짜 잘 빠져요. 수영보다 더 잘 빠지는 걸로 알고 있어요. 또 제가 직접 경험해 봤고 지금까지 운동을 못 그만 두는 이유가 스트레스에 해소에 최고에요. 복싱을 배우기 전에는 안 될 것 같으면 금방 포기해버리곤 했는데 배우고 나서는 "어디한번 끝까지 가보자"이런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인내심과 끈기를 기르는 데는 제일이죠.

 

 

현재 4학년이라 졸업준비로 한창 바쁠 텐데 그래도 체력 하나만은 자랑할 만 할 것 같아요.
제가 졸업전시로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답십리 고미술상가를 알리는 것이에요. 우리나라의 1/3정도의 고미술 골동품들이 답십리 고미술상에가 있는데 인사동만을 기억하는 현실이 답십리 동네주민으로서 너무 안타까웠어요. 예전엔 꽉꽉 차있던 상가들이 물건만 있는 채 주인이 자리를 비운지 오래되 보이는 곳이 많아요. 그래서 동네주민으로서 먼저 발 벗고 나서서 나부터라도 알리려는 노력을 해야겠다고 큰맘 먹고 졸업전시에 답십리 고미술상가를 알리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거의 밤을 새며 지내고 있어요. 저희 과에는 학년 별로 파티션이 있는데 제 개인책상 옆에는 잠 잘 때 사용하는 빨간 접이식 의자가 있어요. 수업이 늦었을 때 언덕길을 잘 뛰어 올라가는 그런 체력과 잠이 오는데 버티는 것과는 달라요.(웃음)

 

답십리 프로젝트 말고도 어플을 개발해서 바쁘게 지낸다고 들었어요.
21세기 창업과 벤처라는 교양수업을 듣게 됐는데 5~6명 정도가 팀이 되어서 가상의 회사를 설립하고 어떤 사업 아이템으로 수입을 얻어낼 것인가를 예상해서 발표하는 수업이에요. 근데 제 아이디어가 채택이 됐어요. 수익모델은 광고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의 신제품을 경품으로 선정하고 기업은 우리 어플로 인해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을 얻는 것이에요. 4~5월 달에는 '딕템'이라는 어플을 개발하고 상품을 협찬 받으러 다니느라 정말 바쁘게 보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일이나 꿈이 있다면요?
저는 진짜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인데 그렇게 말하면 다들 웃더라고요. 바람이 있다면 저와 같이 운동을 해줄 수 있는 남자친구를 찾는 거예요. 앞에서 말했던 답십리 동네처럼 그런 활동을 계속 하고 싶기도 하고요. 현재는 졸업준비를 잘 끝내는 것이 목표죠.

 

 누구에게나 인생에 터닝 포인트는 온다고 했다. 그녀의 터닝 포인트는 아무래도 복싱이었다. 그녀의 너무나 털털한 인터뷰에서 복싱과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힘든 시기에 친구가 그녀에게 복싱을 권하지 않았다면 어쩔 뻔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복싱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모습을 찾아 분주한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는 최다나 학생처럼 학기를 마무리하느라 바쁜 국민*인 모두에게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