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기획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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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을 대하는 외국인 학생들의 자세 '한.글.대.세'

10월 9일, 올해로 564돌을 맞는 한글날이 다가오고 있다.

"한글은 1446년 처음 세상에 내놓을 때,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으로 '훈민정음'이라고 불렸으며 1913년 국어학자 주시경 선생이 처음으로 한글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1926년에는 조선어연구회에서 훈민정음 기념일을 만들었는데, 한글날이 아닌 '가갸날'이었다가 1928년 오늘의 한글날로 바뀌었다."

이 같은 이야기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과제나 수업 내용으로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한글날, 우리가 한글에 대해 그저 우리의 문자라는 것뿐, 깊이 생각하고 관심을 가져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다시 우리 문자에 대한 소중함에 대해 뒤돌아보자는 이유로 만들어진 한글날이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보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돌아오는 한글날을 맞아 우리 학교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 학생들은 한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한국어를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이들을 통해 한글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참석한 수업은 국제교육원 한국어교육센터에서 교육 중인 한국어 능력시험 6급 학생들의 강의였다. 고급반 학생들로 비교적 한국어에 능통한 학생들이 많았다. 이 시간에는 속담이나 관용구에 대한 수업을 하고 있었다. 속담이나 관용구는 단어 각자의 뜻을 알고 있어도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만만치 않아보였다. 

교사님께서 나눠주시는 종이를 받아 조를 이루어 관용구에 대한 퀴즈를 맞추는 수업을 하고 있었다. 열심히 설명하다가 답답한 나머지 정체 모를 외국어들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미혼이라는 단어를 설명하면서 의미를 잘 모르는 학생이 기혼이라는 단어는 알고 있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하지만 다들 열심히 그리고 우리들의 생각보다 매우 유창히 한국어를 사용했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한글에 대한 한 줄의 메모. 위 왼쪽부터 오른쪽, 아래 왼쪽 오른쪽 순으로 메모와 학생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배우면 배울수록 재미나고 한글의 매력에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몽골 조월
한글은 깊다. -일본 오구리쓰 마리코
적당하고 배우기 쉬운 글자. -몽골 아리온자야
저는 중국 조선족이어서 한글이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중국 리향

   

 

외국인 학생들은 한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한글을 제일 처음 접한 학생들의 반응은 한글이 아주 논리적인 문자라는 것입니다. 구조나 발음이 매우 체계적이고 배우기가 쉽다고 합니다. 한글 수업은 5일 동안 50분에 걸쳐 수업하는데 하루 약 1시간, 약 1주일 만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한글을 익히고 읽을 줄 알게 됩니다. 한글을 바로 배운 후 길거리의 간판을 읽으며 학생들이 매우 즐거워하더군요. 의미를 알지는 못해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제일 기뻐합니다. 또한 한글의 모양이 아름답다고 하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한국어에 대한 것을 학생들에게 전달해주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시나요?
김소월, 김춘수, 천상병 시인 등 국어를 맛깔나게 사용하는 시인들의 훌륭한 시를 통해 국어의 운율과 말의 맛을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학생들이 원하는 어휘를 늘리기 위해 박완서 작가 등의 문학작품도 다수 읽고 있습니다. 정확한 문자사용을 위해 뉴스 등의 미디어 기사 등도 함께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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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훈민정음 해례본에 있는 정인지의 꼬리 글에 "슬기로운 사람은 아침을 마치기도 전에 깨칠 것이요, 어리석은 이라도 열흘이면 배울 수 있다."고 쓰여 있을 정도로 배우고 읽기가 쉬운 것이 특징이다. 제자 원리가 체계적이고 과학적이며, 구성적으로 자음과 모음이 번갈아가며 사용되기 때문에 앞으로 정보화된 국제적 배경에 있어 매우 유리한 문자가 될 것이다. 세종대왕께서 과연 이 먼 미래를 통찰하셔서 이렇게 훌륭히 만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전 세계인이 인정하는 우리 한글에 대해 우리 자신이 가장 앞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의미 있는 한글날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