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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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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학생, 그들은 누구인가? - 예비역 편


 


 

몸이 군대를 제대하는 데에는 2년이 좀 넘는 기간이 필요하지만,
정신까지 군대를 제대하는 데에는 그보다 오랜 세월이 걸린다.
… 강요된 정체성 중의 하나가 바로 군대생활을 했다는 ‘예비역’이라는 것이다.
… 고달팠던 생활에 대한 아프면서도 달콤한 향수, 군대생활을 해보지 못한 사람들,
특히 여성들에 대한 모종의 우월감이 함께 어우러져,
제대한 후에도 오랫동안 자신을 ‘예비역’군인으로 동일시하게 만든다.
- 진중권의『폭력과 상스러움』中

 


 우리는 군대에 다녀온 사람을 “예비역”이라고 부른다. 새학기가 되면 '새내기'들과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로 돌아오는 복학생의 절반 이상은 ‘예비역’이다. 대부분 복학한 남자학생들은 예비역이므로, 이번 기사에 등장하는 복학생은 남자 대학생 중에 1학년 혹은 2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갔다 와서 2학년 혹은 3학년으로 복학한 '예비역'을 의미한다.

 군대에서의 굴욕, 억압, 복종으로 점철된 2년여 ‘고난의 행군’을 끝낸 그들은 행복하다.  
하지만 예비역 복학생들을 인터뷰한 결과, 이제 다시 ‘사회’에 재진입해야 하는 강박감과 불안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남들보다 뒤처졌다는 억울함, 따라잡아야 한다는 불안감, 군 복무로 인해 청춘을 손해 보았다는 생각 또한 알 수 있었다.

 1년 전 '예비역'으로 복학해서 새로운 예비역 복학생 후배들을 맞는 김민호 학생(기자과)은 “군대를 갓 제대한 후배들을 만나보면, 조급해하며 뭔가를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다”며 "어렵고 힘든 군생활을 멋지게 이겨내고 돌아온 복학생들인 만큼 학교에 잘 적응하고 더 멋진 학교생활 하기를 바란다"며 복학생들을 격려했다.

 

이제 막 대학이라는 사회로 돌아온 예비역 복학생들의 모습은 어떨까.

 

 

 이상 위의 '복학생의 상징'은 학생들이 흔히 생각하는 과거 복학생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제 위의 지나가던 복학생이 코웃음 치고 갈 '복학생의 상징'은 잊어라.
우리시대의 평범한 복학생? 이제 결코 평범하지 않은 복학생들의 시대이다.

 

 

* 새로운 복학생

  

① '노라조'

학교에 돌아오기도 전에 학교생활을 걱정하는 복학생들이 있는 반면, 학교에 돌아올 날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이들도 있다. 넘치는 시간과 여유를 부여받은 그들의 계획표는 OT, MT등을 포함한 각종 행사로 가득 차있다. 이들은 특유의 뛰어난 적응력과 신입생 뺨치는 재기발랄함으로 금새 떠오르는 선배로 자리매김한다. 자기가 밥을 굶는 한이 있어도 후배들에게 맛있는 밥 한 끼 살 비상금은 항상 가지고 다닌다. 가는 곳마다 반겨주는 후배들, 이들의 학교생활은 더 이상 외롭지 않다.

그들은 학교 안에 있는 풍성한 놀거리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낙엽만 굴러가도 깔깔 웃는 여고생처럼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재미있는 놀거리가 될 수 있다. 민주 광장에 앉아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달콤한 낮잠을 자는 것마저도 그들에겐 또 하나의 놀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봄날의 시작이다.

 

② '몸짱'             

복학생들의 몸매는 ET일거라는 예상을 깨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말년병장 때부터 일과가 끝나면 철봉, 줄넘기, 역기, 달리기 등 다양한 운동에 매달리고 외박 때 가져온 헬스 보조식품을 섭취하며 근육을 기르고 쪼갠다.

이들에게 입학 후 첫 주는 기선을 제압하는 기간이다. 교수님, 선배들, 동기들에게 좋은 첫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 스타일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이들은 군인의 티를 완전히 벗고 대학생다운 세련됨과 진정한 남자의 멋을 '몸'으로 말하면서 진정한 캠퍼스의 '몸짱'으로 거듭난다.

 

 
③ '모범생'

단순히 학생의 본분에 충실하려 '열공'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안팎으로 우울한 사회와 경제, 취업대란까지 그들이 공부를 해야만 하는 이유는 참으로 많지만, '지적인 복학생 오빠'이미지는 그들이 암담한 시기에 그나마 즐겁게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향하게 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이다.

자칫 '노라조' 유형의 복학생들보다 심심한 학교생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전공수업은 물론 각종 자격증과 영어까지 모두 챙기는 동시에 예쁜 후배들이 가득한 스터디에 '지적인 복학생 오빠'로 스카웃 되는 진정한 실속파라고 할 수 있다.

 

① '노라조'  +  ② '몸짱'  +  ③ '모범생'


=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

 


"나? 잘놀고 몸좋고 공부잘하는 '엄친아'될래!"

 

간혹 이 세 유형 모두를 소화하는 엄청난 내공의 '엄친아' 복학생도 있을 수 있으나, 실제로 만나보긴 힘들다. 하지만 이 '엄친아' 복학생이야말로 복학생 당사자뿐만 아니라 후배들의 꿈이기도 하다.

 

 누구보다 열심히, 각자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 생활하는 복학생들.
다소 칙칙하고 부정적이게만 보였던 과거 복학생의 이미지는 학교에 적응하기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현재 복학생들로 인해 점점 깔끔해지고 멋있게 변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복학생을 바라보는 후배들의 목소리들도 달라지고 있다.

"복학생들이 예전의 이미지와 달리 점점 상큼해지는 것 같다"고 입을 모으는 후배들은 "부정적인 이미지로만 보였던 복학생 선배들이 모든 일에 열심이고 패션에도 더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고 말한다.
선배라는 이점으로 이곳저곳에서 더욱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복학생들.
그들의 새로운 모습에 더욱 관심을 갖고 주목해 보자.

 

그들이 '엄친아'가 되는 그날까지.
그들이 차가운 시선에 당당히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도록.

우리시대의 멋진 '예비역 복학생',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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