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국민대 달인> 봉사활동의 달인, 세상 밖으로 힘찬 발걸음을 내딛어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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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고사가 끝나고 본격적인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대학생들의 여름나기는 그야말로 고역이다. 졸업을 앞둔 4학년생들은 취업준비 때문에, 2~3학년생들은 갖가지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다. 방학 중에 뭘 하겠냐는 물음에 책을 마음껏 읽으며 쉰다든지, 취미생활을 즐기겠다는 친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단기 어학연수와 봉사활동, 아니면 인턴십이나 공모전에 도전하겠다는 학생이 있는 반면, 여름방학 동안 갖가지 자격증과 공인어학점수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이 중 어떤 것도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방학 중 계획을 밝히는 그들의 표정이 어두워서 마음에 걸린다. 방학이 스스로를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재충전하는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뭔가에 쫓기면서 더 바쁘고 힘든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싶어 마음이 무겁다. 본격적인 방학을 앞둔 시점에서 돌아본 지난 한 학기는, 한 점 후회 없이 보냈다고 할 만한한가? 혹시 취업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아직도 허우적 대고 있지는 않은가? 여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위해 세상 밖으로 힘찬 발걸음을 내딛은 사람이 있다. 바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즐기는 '봉사활동의 달인' 염지훈(영어영문학과 03) 학생이다. 그가 아래의 다양한 봉사활동 경험을 갖게 된 것은 단순한 스펙 쌓기의 일종이 아니다. 지금부터 그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봉사활동' 이야기를 들어보자.
제가 여행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특히 아시아 쪽을 좋아해요. 그래서 예전에 인도여행을 갔었는데, 그 때 네팔로 넘어가게 된 경우가 있었어요. 그 네팔로 넘어가는 도중에 한국에서 추방당한 외국인 노동자를 만났어요. 그 때 제가 한국 사람인걸 알고 저에게 막 하소연을 하더라고요. 자기가 한국에서 일했었는데 사장한테 사기를 당했더라고요. 월급도 다 떼이고 추방까지 당했는데, 제가 어떻게 할 수는 없는 거였지만, 그런 사연을 들으니까 제가 혼자 여행 다니는 것만 좋아했지 너무 모르고 살았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아시아를 좋아한다고 아시아를 여행하면서, 정작 우리나라에 온 아시아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보지 못했던 거죠. 그 때 그 분을 만난 걸 계기로 해서 인권 쪽에 관심을 갖고 다 연관된 봉사활동을 하게 됐어요. 제가 할 수 있고 좋아하는 분야로 시작했어요.
어떻게 말씀드려요, 너무 많은데. 저는 다 재미있고 도움이 됐고 기억에 남고 추억이고 다 좋았어요. 그 중 하나만 꼽는다는 게 말이 안 되요. 하나를 꼽으면 그건 거짓말 하는 거에요.
진심성이 없는게 가장 힘들죠. 좀 목적이 다른 친구들과 같이 활동하게 되면 서로 힘든 것 같아요. 보면 스펙으로 시작해서 스펙으로 끝나는 사람들이 있고, 스펙으로 시작했다가도 뭔가 느껴서 변한 사람들도 많이 있어요. 그래서 꼭 나쁘다고 말 할 수는 없는데, 목적이 스펙인 사람들과 같이 활동하면 아무래도 서로 많이 힘들어요. 저도 힘들고 그 사람들도 힘들고 대상자들도 힘들고요. 가식이 보이니까...정말 스펙으로 봉사활동하려는 친구들은 필요악인 것 같아요.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힘든 적은 별로 없어요. 일은 어차피 좋아서 하는 거니까요.
즐겨야 되요. 어떤 일이 있든 간에 즐기면 재미있어요. 안 그러면 못해요. 힘들다고 도중에 그만두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게 정말 안 좋은거 거든요. 처음에 대상자들도 많이 경계를 해요. 이 사람들이 와서 얼마나 오랫동안 지낼까라는 생각과 어느 정도의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데, 활동하러 막상 왔다가 힘들다고 나가버리면 그 사람들에게도 상처가 되니까요. 봉사활동을 하러 올 때는 그 사람들을 위해서 뭔가를 해줘야겠다는 생각보다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모든 일은 재미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저의 경우에는 재미를 쫓아서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까 다른 것들은 다 부수적으로 따라온 것 같아요.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활동도 많이 했고, 가고 싶은 곳도 다 가보구요. 그래서 즐기라고 말하고 싶어요. 근데 제가 아는 사람들한테 그렇게 많이 얘기를 했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잘 이해를 못하더라고요. 이제는 그 얘기 안 해요. 아무래도 친구들이 4학년이기도 하고, 시기가 많이 힘들다 보니까 좀 회의적이더라고요.
- 4학년인데 취업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어요? 저는 정말 따로 안 해요. 그냥 별로 부담이 없어요. (왜요? 꿈이 무엇인데요?) 저는 그냥 제가 재미있는 거 하고 싶어요. 돈은 적게 받아도 되니까. 그렇다고 저희 집이 잘 사는 건 아닌데, 사연이 많아요. 제가 2006년도에 호주의 양로원에서 일을 했었거든요. 근데 거기에는 아무래도 늙으신 분들이 많이 계시니까 저한테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굉장히 많이 해주셨어요. 그 분들이랑 많이 대화도 나누고, 또 그분들이 돌아가시는 것도 보고 많은 걸 배우고 느꼈어요. 그 분들이 저한테 '너는 이렇게 살아라'라고 말씀해 주시는 것들 직접 듣다 보니까 '아, 내가 사람들 가는 데로만 쫓아 가다보면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분들이 어떻게 살라고 말씀해 주시던가요?)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는 것이요.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학교 다니는 동안 뭐 했는지 모르겠다'라는 친구들이 많아요. 후회는 많이 하는데 정작 실천은 안 해요. 그런 것 보면 저는 정말 안타깝더라구요. 대학생들은 돈이 없더라도 의지만 있으면 휴학을 해서라도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잖아요. 그것을 포기 한다는 건 대학생으로서의 가장 큰 특권을 포기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저는 휴학도 굉장히 추천하는 편이에요. 생활을 하다가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기는 대학생 때뿐이잖아요.
때로는 뜻하지 않은 곳에서 인생을 바꿀 기회들을 만나곤 한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느끼는 것과 몸으로 직접 체험하면서 얻은 것들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꼭 봉사활동이 아니어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