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기획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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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부적응자들

'정신 없을 정도로' 활기를 띠는 캠퍼스. 개강을 한지 어언 한 달이 다 되어 갑니다. 모두들 새 학기에 적응은 잘 하셨는지요. 이맘때 쯤이면 ‘개강 증후군’에서 벗어나, 활기차게 캠퍼스 생활을 즐길 때죠. 하지만 여기, 개강한지 한 달이 다 되어 가도록 학교 가는 것이 여전히 불편한 학생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개강 부적응자들'이라 부릅니다. 슬픈 사연을 지닌 그들의 웃지 못할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1. 이별 후 개강

‘헤어진녀’는 저번 학기까지 참 행복했다. 같은 과에 재학 중인 남자친구와 늘 캠퍼스 생활을 함께 할 수 있었기에, 학교 오는 것은 곧 그녀의 기쁨이자 낙이었다. 하지만 지난 겨울방학. ‘헤어진녀’는 남자친구에게 청천벽력 같은 이별 통보를 받게 되었다. 그들의 행복했던 캠퍼스 라이프는 그렇게 끝을 맺고 말았던 것이다.

이별 후, 개강한지 어느덧 한 달이 다 되어 가지만 ‘헤어진녀’는 여전히 학교 가는 것이 영 불편하다. 둘의 헤어짐을 모르는 친구들은 아직도 그녀에게 그의 안부를 묻기 일쑤고, 전공 수업을 들을 때마다 매 번 마주치는 그를 대해야 하는 것도 그녀는 괴롭다. 정말 학교 오기 싫다. ‘휴학을 해야 하나?’, ‘빨리 졸업을 해야 하나?’ 난감하다.  

 

#2. 슬픈 재수강

‘재수강남’은 귀여운 10학번 새내기들을 꽤 기다렸을 법 한 4학년이다. 하지만, ‘재수강남’은 개강한지 한 달이 다되어가는 이 시점에 새내기들을 마주하는 것이 너무나 괴롭다. 왜냐? 파릇파릇한 새내기들의 과목을 재수강하기 때문이다. 강의의 모든 수강생은 10학번, ‘재수강남’ 만  only 04학번이다. 그의 모든 촉수는 10학번의 행동에 뻗쳐있다. ‘저 후배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소곤소곤거리는게 꼭 내 얘기를 하는 건 아닐까?’ 강의가 끝나면 그는 제일 먼저 강의실을 떠날 수밖에 없다. "아, 학교가기 싫다."

#3. '인사'가 괴로워 

몇몇 학과가 그렇듯, ‘인사남’의 과도 신입생들은 한동안 자신의 이름이 큼지막하게 써진 명찰을 목에 달고 다녀야 한다. 그래. 명찰까지는 좋다 이거다. 하지만, 오가며 선배들을 마주칠 때면, 우렁찬 목소리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해야 한다.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명찰도, 인사도 아니다. 수많은 선배의 얼굴을 다 기억할 수 없는 신입생들은 학과 건물 내에서 마주치는 모든 사람에게 인사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봉착하게 된다. 누군가가 ‘인사남’을 향한 시선을 보내면 그는 자동적으로 인사를 해야 한다. ‘인사남’은 아마도 선배가 아닌,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를 한 적이 수도 없을 것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