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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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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오래보기의 신' 최영미(영상미디어전공 10)를 만나다

 

 '영화 오래보기' 대회는 잠을 자지 않고 최장 시간 영화를 관람하는 사람이 우승하는 대회이다. 한국 기록원의 공식규정에 따라 영화 한 편이 끝나면 10분, 두 편이 끝나면 15분의 휴식 시간을 이용해 식사와 용변 등을 해결해야 한다. 수십 명의 진행 요원들이 실시간 캠코더 영상을 통해 참가자들을 쉴 틈 없이 감시하며 5초 이상 눈을 감거나 다른 곳을 쳐다보는 등 영화보기와 관계없는 행동을 할 경우 탈락한다.


 지난 2월 26일 오전 11시17분.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이한  ‘영화 오래보기’ 대회에서 한국 공인 신기록 70시간 51분 18초가 수립됐다. 최후의 승자 4인 중에는 종합예술대학원에 재학 중인 최영미 (영상미디어전공 10)씨가 있었다. 영화오래보기의 신. 국민대학교 대학원에서 또다른 도전을 꿈꾸고 있는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박: 먼저, 축하드려요. 1등 하신 소감 부탁드릴게요.
최: 운이 되게 좋았죠. 그냥 마냥 좋았어요. 사실 처음에는 일등 할 줄 몰랐는데 후반에 사람들이 나가는 모습 보면서 이대로만 하면 일등 할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사실은 저희 엄마가 잠자는 대회 나가라고 할 정도로 잠을 좋아하는데, 엄마 기쁘게 해드릴 생각하면서 버텼어요.


박: 영화 오래 보기 대회에 참여한 동기가 있었나요?
최: 작년에 참여하고 싶었는데 신청시기가 지났었죠. 이번에는 신청기간을 놓치지 않았어요. 국민대대학원 들어오면서 영화 쪽으로 특별한 이력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도전하게 되었어요.


박: 제가 작년 1회 영화오래보기 대회에 감독을 했었어요. 캠코더로 촬영하면서 도전자들의 모습을 끊임없이 봤던 기억이 있는데,  34편을 보는 동안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을 것 같아요. 특히 영화 오래보기에 도전하면서 졸려서 힘들었다는 등 위기의 순간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
최: 세면대 밖에 없으니까 3일 동안 세수하고 머리는 감아도 발을 못 씻었어요.  그래서 영화 보면서 발을 올리고 싶어도 냄새가 날까봐 못 올리겠는 거예요.(웃음)
  40시간 넘어설 때랑 마지막 3편 연달아 볼 때 너무 졸려서 위기였어요.그리고 개인적으로 공포영화를 잘 못 봐요. 그래서 공포영화를 볼 때 손으로 눈을 가려도 안 되고, 시선을 떼면 안 되니까 안경을 벗고 봤어요. 안경을 벗고 보는 것도 노하우면 노하우였죠.


박: 다른 도전자들이 탈락할 때 어땠어요?
최: 대회 규정상 스크린에서 눈을 떼면 탈락이기 때문에 그저 귀로만 들었어요. 신경 쓸 겨를이 없었죠.

 
박: 15분 쉬는 시간을 주잖아요, 쉬는 시간에 뭐하셨나요? 가족들과 연락은 자주 하셨나요?
최: 밥 먹는 시간에는 밥 먹고, 세수하고 몸을 풀었어요, 쉬는 시간에 무조건 화장실에 갔지요. 상영시간 내내는 물 많이 마시고, 쉬는 시간에 커피 마셔도 된다 해서 커피 마시며 도전했어요.
  20명 정도 남았을 때부터는 괜히 기대하실까봐 일부러 연락을 안했어요. 나중에 들었는데 어머니가 알아서 인터넷 검색하셔서  “5명 남았데, 언니 아직 남았대.”하며 동생에게 알려주셨대요.

 

박: 4명이 함께 우승했잖아요, 마지막 4인끼리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궁금해요.
최: 다들 경쟁심리가 있어서 대회 중에는 많이 이야기를 못 나눴어요. 그런데 끝나고 이름이랑 연락처를 나누고, 모여서 내년에 단체전 신청해보자는 이야기도 나눴지요. 

 
박: 상품과 상금은 어디에다 쓸 계획인가요?
최: 노트북은 이미 집에 있어서 노트북은 처분할 계획이고 100만원으로 용돈 쓰고, 어머니 조금 드리고, 영어학원을 다니는데 쓰고 싶어요.

 
박: 기사로 우리학교 대학원생이 1등 했다는 소식을 듣고 참 반갑고 기뻤어요. 국민대 영상대학원에 선택하게 된 이야기 좀 들려주세요.
최: 대전에 있는 배재대학교에서 영상공부를 하고 졸업을 했어요. 사실 대학을 늦게 들어갔는데, 일단 대학 들어갔던 게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대학을 졸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학 고민할 때, 동생이 어짜피 갈 거면 재밌는 거 공부하라고 했어요. 원래 영화보는 걸 좋아해서 이왕 들어가는 거 동생이랑 같은 과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고, 동생이랑 같은 과에서 공부하게 되었죠.
 국민대 대학원을 선택한 이유는 배재대학교에서 지금 국민대학교에 출강하시는 이용주 교수님께서 국민대학교에서도 수업을 하고 계신데 교수님께서 적극 추천해주셨지요. 그래서 친구랑 저랑 국민대학교 대학원을 지원하게 되었고 둘 다 붙었어요.

 
박: 국민대학교 영상대학원 입학하셨는데, 어떤 것 같아요?
최: 특수대학원이라 수업을 3개 정도 듣고 있어요. 사실 대학교 다니는 거보다 대학원이 더 재밌어요. 공부하는 건 비슷한데, 똑같은 수업인데도 즐겁게 할 수 있고 더 좋아요.

 
박: 앞으로 국민대학교 대학원에서 작품도 만들어야 할 텐데 어떤 작품을 만들고 싶은지, 그리고 어떤 것을 더 배우고 싶나요?
최:  아직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구체적으로 생각 안 해봤지만 대학교 졸업작품은 스릴러였어요. 그래서 대학원 졸업작품은 감동적인 거 훈훈하거나 슬픈 감동 있는 휴먼드라마를 만들고 싶어요. 제가 연극영화 정교사 2급이 있어요. 영화 공부도 더 하고 싶고, 중고등학교 선생님이나 교수가 되고 싶은데, 일단 서른 중반쯤에는 중고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박: 어떤 교육자가 되고 싶어요?
최: 지금의 공교육은 주입식 교육이잖아요. 주입식 교육보다는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을 하고 싶어요. 또 꿈을 찾게 도와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정보가 없거나 여건이 안 되서 자신의 꿈을 찾지 못하고 고민하는 아이들에게  꿈꿀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박: 평소에 좋아하는 감독이나 장르가 있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나 추천하고픈 영화가 있다면요?

최: 감독이나 장르 안 따지고 영화 자체를 좋아하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를 꼽으라면 <사운드 오브 뮤직>이에요. 일단 사운드 오브 뮤직은 대학교 면접 볼 때도 이야기 했었어요. 뮤지컬·음악· 춤· 감동, 모든 게 다 들어가 있는 종합예술영화라고 봐요. 그 영화 하나만 봐도 예술적이라고 생각해서 그 영화를 좋아해요. 특히, 아이들과 선생님 하나는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그다음에 도망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또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히치콕 영화예요. 영화 공부하는 학생은 히치콕영화를 많이 보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어요.


 박: 마지막으로 제 3회 '영화 오래보기대회' 출전을 계획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최: 커피 많이 사도 못 먹어요. 물을 많이 마시니 물병 꼭 챙겨오고, 껌이나 사탕이나 먹을 수 있으니 가져오세요. 그리고 저같이 신발 못 벗는 불상사를 피하시려면 슬리퍼 같은 거 꼭 준비해 와서 편하게 보세요. 너무 편한 복장은 적당히 편하면서 불편한 거 입는 게 좋아요.

 

국민대학교라는 곳에서 인생의 새로운 시나리오를 써나갈 최영미. 이제 그녀의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된다. 그녀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 그녀가 보여준 목표를 향한 강한 집념과 끈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