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기획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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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가을 타나봐!

 

 


최정욱 (기계 시스템 공학부)

전 만날 친구가 없어요.

집이 지방이라 친구들이 다 지방에 살고 있고 그나마 서울 근처에 있는 친구들은 전부 재수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가끔 친구들과 예전 이야기도 하고 속마음도 털어놓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요즘, 마음이 그저 쓸쓸하고 허전하기만 하네요.

제가 정말 가을을 타고 있다고 느꼈을 때가 있었어요.

가을이 시작 할 무렵 9월이 제 생일이었어요.
주말이라 학교도 안가고 생일이라고 부를만한 친구도 없었기에 혼자 나가서 공원 벤치에 몇 시간동안 앉아 있다 온 적도 있어요. 자취를 하고 있어서 가족들과 보낼 수도 없었어요. 그래도 생일날 집에만 있기 싫어서 정차 없이 떠돌다가 케익 하나를 사서 집에 돌아갔던 기억이 나네요. 생일날 아는 사람 한 명도 볼 수 없었고 전화도 한 통 오지 않았었어요.

더군다나 가을이라는 이 쓸쓸한 계절 속에 친구가 너무 그리워요!

 

김OO (미술학부)

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솔로입니다. 고등학생 시절, “대학생이 되면 멋진 남자친구가 생기겠지”라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대학생이 되었지만 고등학교 때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생활을 하고 있어요.

가을바람이 너무 차게만 느껴지네요.

솔로보다 외로운 건 친구들이 무슨 말만 하면 절 놀려요.(웃음) 옷을 예쁘게 입으면 ‘예쁘게 하고 다님 뭐해...’라고 놀리고 옷을 이상하게 입으면 ‘이러니까 너가 솔로인거야!’라며 놀리곤 해요.
언제는 밤에 과제하느라 메신저를 켜놓고 있었는데 밤이 외롭냐고 물어보는 친구들의 쪽지를 받은 적도 있고요.(웃음) 재미있긴 하지만 솔로인 게 우울하기도 해요.
친구들이 남자친구랑 싸우기라도 하면 “남자친구가 없어서 좋겠다”라고 해요. 절 두 번 죽이는 거죠.(웃음) 내년엔 꼭 가을이 오기 전에 애인을 만들 거예요!  저도 가을 타고 있는 거 맞나요?

 

주정민(경영학부 경영학과)

전 가을이 올 때 마다 가족이 그리워요. 부모님과 떨어져 산지 오래 됐거든요.
집이 베트남이라 추석이나 휴일도 혼자 보내고 있어요.
아프거나 밥 먹을 때 또는 혼자 어두운 자취방에 들어갈 때 가족들이 제일 그리워요.
무엇보다도 어버이날이 되면 티비를 보거나 부모님과 함께 보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죠.

날씨가 쌀쌀해져서 그런지 부모님이 더욱 그립고 잘 계신지 걱정도 되요. 다른 때보다 절 힘든 게 하는 계절인 것 같네요. 이번 겨울 방학 땐 꼭 베트남에 부모님을 뵈러 가고 싶어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자취하는 친구들과 이런 외로운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하지만 휴일이면 지방에 내려 갈 수 있는 친구들이 마냥 부럽기만 할 뿐 이예요.

가족이 그리운 저도 가을을 타고 있는 거 맞나요? 

 

이우제(미술학부 입체미술전공)

전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다르게 가을을 타고 있어요.

평일이던 휴일이던 정말 할 게 없어요. 아직 1학년이라 과제도 많지 않은 편이고 다른 일을 하고 있지도 않아요. 때론 혼자 낙엽을 맞으러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오곤 하죠. 할 일 없는 외로움이 가장 무서운 것 같아요. 가을이 시작되었을 때 혼자라는 건 정말 힘들어요.

지난주 주말 이틀 간 드라마 한 편을 다 본 적도 있어요. 하루에 15회씩 드라마를 보다보니 다음날 마지막 회까지 다 보게 되었어요.(웃음) 또 휴일에 눈을 떴는데 너무 일찍 일어나게 되면 화가 나기도 해요. 그만큼 하루가 길어지면 할 일이 없으니까요. 너무 외로워서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면 다들 애인을 만나고 있어요.
그래서 전 가을이 오면 내 자신이 좀 한심하면서 많이 우울한 것 같아요.

저도 분명 가을을 타고 있는 거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