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기획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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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동계아시안게임 스키 오리엔티어링 국가대표, 손윤선 동문을 만나다.

 

 오리엔티어링이란 자연의 산,들,숲 등의 코스에서 지도와 나침반만을 사용하여 몇 개의 정해진 지점을 거쳐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을 겨루는 경기이다. 그 중 스키 오리엔티어링은 선수들의 뛰어난 스키 기술과 지도 읽는 기술, 그리고 그 두 가지를 조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하는데, 선수는 모든 경기 동안 빠른 속도로 내려오며 수백 가지의 루트선택에 대한 결정을 해야 한다. 준비된 스키 트랙들은 매우 다양한 난이도로 구성되어 있고, 경기 동안 스키 오리엔티어링 선수들은 표시 지점 사이에서 어느 루트가 가장 빠른지에 대해 결정해야 한다. 루트선택은 스키 트랙들의 상태, 경사도, 거리등에 근거를 두고 결정하며, 그 모든 것들은 지도에서 파악할 수 있다.
 

 스키 오리엔티어링은 1890년대부터 시작된 오랜 전통을 가진 스포츠이며, 1949년에 이미 국제경기로 승인되었다. 또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새로 선보인 종목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이번 동계아시안게임 스키 오리엔티어링 종목에 출전하였다. 그 곳에서 개최국 카자흐스탄과 이란, 몽골, 키르기스스탄의 건장한 남자 선수들 사이에 태극 마크를 단 여자 선수가 출발선에 섰다고 한다.(혼합 종목이 없는 스키 오리엔티어링에서는 남자 경기의 팀원이 부족할 때 여자선수로 교체해 경기에 나설 수 있다.) 그 여자 선수는 바로 우리학교 출신인 손윤선(체육학과 01)동문이다.  

 

 '오리엔티어링'이란 경기에 대해 공부하고 준비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캠핑'이라는 수업에서 처음 오리엔티어링을 접했어요. 한 조에 4~5명씩 조를 짜서 오리엔티어링을 하는 거였는데 군대를 막 전역한 복학생 선배가 혼자 다 하셨었어요. 후배들은 나침반도, 지도도 안 보여주고요,, 그렇게 수업을 마쳤는데 도저히 찜찜해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어요. 사실 제 취미가 '도전하기'거든요. 결국 연맹 홈페이지를 찾아 무작정 지도자과정 연수를 접수해버렸어요. 지금은 서울시지부 연맹의 이사라는 직책을 맞게 되어 그 곳에서 강의를 하고 있죠.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이사로 봉사하다 보니 스키 오리엔티어링이 동계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 된 것을 알게 됐고, 저희 연맹에서 주관하게 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알파인)스키는 워낙 어렸을 때부터 탔고, 오리엔티어링은 취미로 계속해왔으니 한번 해보자고 생각한 것이죠.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생겼으니 '이때다'싶었던 것 같아요.

 

 손윤선 동문은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대표팀으로 출전하였다.(혼합 종목이 없는 스키 오리엔티어링에서는 남자 경기의 팀원이 부족할 때 여자선수로 교체해 경기에 나설 수 있다.) 대표팀이 애초에 남자 계주는 참가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손윤선 동문 자신에게도 당황스러운 일이었지만 남자 계주에서도 입상을 노리기로 판단한 대표팀의 전략에 손윤선 동문 또한 동참하였다. 졸지에 남자 대표로 변신한 손윤선 동문은 풋 오리엔티어링 선수 출신이라 스키를 배운 지 두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었다고 한다.(풋 오리엔티어링: 스키 오리엔티어링처럼 지도에 표시된 지점들을 순서대로 빨리 돌아오는 종목인데, 스키가 아닌 ‘도보’로 경기한다.)

 풋 오리엔티어링 선수 출신이신데 갑자기 스키 오리엔티어링을 접하게 되면서 힘드신 점도 많으셨겠어요.

 스키오리엔티어링 국가대표 선발전은 9월부터 4차에 걸쳐 진행됐어요. 9월에는 눈이 없으니까 롤러스키(크로스컨트리 하계연습용)로 스키를 연습했고, 진짜 눈에서는 12월부터 1월까지 주말에만 연습을 한 샘이에요. 회사(병원에서 운동처방사로 있습니다.)도 가야하고 학교 수업도 들어야 하고, 또 기숙사 조교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서 연습할 시간이 너무 부족했어요. 그리고 알파인 스키와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너무 달라서 처음 배우는 거나 다름이 없었죠. 다행히 회사나 학교에서 많이 이해해주셔서 잘 끝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국 남자 계주 팀에서 여자 선수가 뛰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데 갑자기 출전하시게 된 기분은 어떠하셨나요.
 
 원래 우리나라 스키오리엔티어링 팀은 여자만 계주에 나갈 예정이었어요. 남자 선수는 1명뿐이었거든요. 그런데 남자 릴레이에 출전하는 나라가 얼마 없고 카자흐스탄을 제외하고는 실력이 그리 좋지 않다는 거예요. 그래서 코치님을 선수로 변경하여 등록하고 저를 포함하여 남자 릴레이 인원을 맞추고 출전을 결심했습니다. 규정에 남자 계주에는 여자 선수 한 명이 뛸 수 있다고 나와 있거든요. 저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스피드가 떨어져 여자 계주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런 기회가 생기다니,,”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출전하였습니다. 현지에서도 남자 계주를 뛰는 저에게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셨는데,, 우리 팀의 결과가 좋지 못해 조금 속상했지요.

 동계아시안게임을 준비하시면서 많은 에피소드도 있었을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시다면?

 상비군이 된 이후 최종 선발이 되기 전까지 훈련 기간이 꽤 힘들었어요. 연습은 해야겠는데 연습할 장소가 없었죠. 그래서 롤러스키를 가지고 미사리경기장 주차장, 잠실주경기장 주차장 등을 전전긍긍하며 연습하곤 했는데, 연습 중에 내쫓기고, 식사가 마땅치 않아서 빵으로 때웠어요. '국가대표'란 영화 아시죠? 저희끼리 하는 말로, 우리가 국가대표 영화를 찍으면 1편보다 훨씬 더 재미있을  거라는 애기를 많이 했어요. 그 정도로 많이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선수들끼리 ‘팀웍’이 워낙 좋아서 즐겁게 훈련할 수 있었답니다.

 지금의 '국가대표'라는 위치까지 될 수 있었던 노하우나 방법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부터 수영, 볼링, 스케이트, 골프, 스키, 클라이밍, 댄스, 마라톤, 사이클 등 많은 운동을 해왔어요. 그런데 두루두루 하다 보니 여러 스포츠를 하긴 하지만 뛰어나게 잘하는 종목은 딱히 없었어요. 체육학과 다닌다고 하면 전공이 뭐냐고 묻곤 하는데 저는 뭐 하나 확실하게 말할 수 없었거든요. 그런데 오리엔티어링을 만났고 이건 거의 스포츠계의 ‘블루오션’이었죠. 게다가 여러 스포츠를 접하면서 쌓아왔던 체력이나 여러 스킬들이 스키 오리엔티어링을 배우는데 아주 유익했던 것 같아요.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에게 기회가 온다고 온다죠?!(웃음)

 인터넷 검색창에 ‘손윤선’ 이름만 치면 스키 오리엔티어링 국가대표라는 말이 나와요. 현재 자신의 모습에 대한 소감과 주위 반응은 어떤가요?

 그냥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서른에 국가대표 한다고 하니까 처음에는 주변에서 믿지도 않더라고요. 그래서 ‘카카오톡’(스마트폰 채팅 어플리케이션)에도 '검색창에 손윤선을 검색하세요'를 대화명으로 해놨었는데... (웃음)
몇 개의 기사가 나가고 알려지면서 다들 무척 좋아해주시고 자랑스러워 해주시니 감사하죠.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있으시다면?

 오리엔티어링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어요. 많은 이에게 오리엔티어링을 소개하고, 국제 오리엔티어링 무대에서 한국도 알리고요. 그리고 오리엔티어링 관련 자료들을 만들고 논문도 쓰려고 합니다. 제가 가진 장점들이 오리엔티어링을 발전시키고, 오리엔티어링을 통해 제 꿈 또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국민*인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국민*인임에 자부심을 갖으세요. 내가 보다 더 멋진 사람이 되어서, 후배들이 나 때문에 국민*인임이 자랑스럽도록!!! 우리 그렇게 노력합시다.
우리는 멋진 국민*인입니다.

 

 손윤선 동문은 인터뷰 내내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녀의 긍정적인 사고가 그녀를 지금의 ‘국가대표 손윤선’으로 이끌 수 있던 것은 아닐까. 많은 꿈들을 긍정적이게 도전하는 그녀의 모습을 접한 후 마음 속 뜨거운 여운이 가시질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