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카야마 대학에서 유학을 한 일본학과 배정민 입니다.
생활이나 수업등 기본적인 정보는 다른 분들이 잘 정리해 주신 것 같아 전 유학가기 전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것들이나 돌아온 뒤 드리고 싶은 팁 등을 QnA 형식으로 쓰겠습니다.
Q.일본어 잘 해야 하나요?
A.잘할수록 좋습니다. 최소한 N2정도는 따고 가셔야 편합니다. 사실 못해도 상관없긴 해요. 대신 들을 수 있는 강의 범위가 줄어듭니다.
일본어 전혀 못하는 상태에서 가면 영어로 된 교재로 초급일본어를 배워야 합니다. 초급일본어는 한국에서도 배울 수 있습니다. 굳이 일본까지 가서
배울 필요는 없겠죠. 대신 영어라도 잘하면 영어로 진행하는 일본문화수업을 들을 수는 있습니다.
Q.아르바이트 구하기 쉽나요?
A.구하려고 하면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대신 일본어를 잘하거나 영어가 원어민 급이어야 합니다.
전 식당, L-cafe, 한국어카페, 인력사무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가끔 초등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단기 아르바이트도 있습니다.
Q.한국인들 많나요?
A.많습니다. 대략 40명정도 되는 것 같아요. 근데 되도록이면 한국인들과는 만나지 않는게 좋아요.
그사람들이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한국인들이 워낙 많다보니 일본인이나 다른 유학생들과는 교류를 하지 않게 됩니다.
제가 강요는 못하겠지만, 본인이 일본에 유학간 목적을 잘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한번만 만나고 안만나려했는데 친해져서 계속 만날수 밖에 없어요'
정말 많이 들은 소리입니다. 그냥 처음부터 거리를 두는게 상책입니다.
Q.문화체험등은 어떻게 하나요?
A.기숙사나 L-cafe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하는걸 추천합니다.
기숙사의 유학생 도우미(RA,FL)들이 유학생들을 위해 여러 이벤트를 엽니다. 우동만들기, 칠석날 탄자쿠 달기 등 체험부터 히메지, 구라시키 등 단체여행도 있습니다.
그들이 주최하지 않더라도, 혹시 가보고 싶은 곳이 있거나 체험해보고 싶은게 있다면 건의를 해보세요.
L-cafe에서도 다양한 문화체험이 있습니다. 이 경우는 주로 오카야마 시에서 유학생을 필요로 해서 참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축제도우미, 지역탐방, 초등학생들에게 영어와 자국의 문화를 가르치는 봉사활동 등 여러 행사가 있습니다. 가끔 영어를 필요로 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진 않습니다.
Q.자전거 잘 못타는데 괜찮나요?
A.괜찮습니다. 저도 전혀 못탔는데 가서 일주일 정도 타니까 익숙해 지더라구요.
자전거 없이 생활하신 분도 봤습니다. 물론 엄청 불편합니다. 기숙사에서 학교까지 걸어서 10분정도, 오카야마 역까지 40분정도 걸립니다.
Q.기숙사 선택할 수 있나요?
A.처음 안내문을 받으실때 이미 쿠와노키와 쉐어하우스 둘중 하나로 배정이 됩니다. 쿠와노키는 1인실이고 방세가 싸지만 노후됐고, 쉐어하우스는 시설이 좋고 4인실이며 방세가 비쌉니다.
일단 일본에 간 뒤로 이미 정해진 기숙사를 바꾸기는 힘듭니다. 다만 처음 안내문을 받았을 때 메일을 보내면 조정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들었습니다.
Q.한국인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요?
A.긍정적인 인식이 많습니다. 가기 전에 들은 바로는 혐한이 증가하고 있어서 푸대접 받는다고 했는데, 실제로 가보니 한국인이라서 대접을 받았으면 받았지 차별받진 않았습니다.
한국인은 유학생 교류회 같은데에 잘 안나오기 때문에 참가하시면 인기인이 되실 수 있을거에요.
Q.튜터가 많이 도와주나요?
A.튜터가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다릅니다. 통장개설부터 자전거구입, 주변 맛집까지 가르쳐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확인증에 도장만 받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 튜터는 도장만 받아가는 사람이었습니다만, 대부분의 튜터는 꼼꼼하고 친절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일본어를 할줄 아신다면 튜터 없이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습니다.
Q.일본어 레벨이 있다던데요?
A.처음 가면 일본어 시험을 쳐서 레벨을 나눕니다. 레벨은 1부터7까지 있습니다. 듣기와 읽기 시험이고 전부 객관식 입니다. 전 가기 전에 아슬아슬하게 N1을 따고 갔는데 시험이 굉장히 쉬웠습니다.
대충 N2정도면 레벨5나6을 받는 듯 합니다. 레벨5~7까지 공통으로 들을 수 있는 수업과 각 레벨별로 들을 수 있는 수업이 나눠져 있습니다. 레벨7은 선택의 자유도가 높습니다.
예를들어, 레벨5는 종합일본어를 들어야 하지만 레벨 7은 듣기, 쓰기, 읽기, 말하기로 나눠져 있어서 자신이 부족한 부분만 채울 수 있습니다. 레벨은 한학기 지나면 자동으로 오르며, 시험을 쳐서 한번에
여러단계 올릴 수도 있습니다. 즉, 레벨5였던 사람은 자동으로 6이되며, 시험을 잘 보면 7까지 올릴 수도 있습니다. 반면, 레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자신의 실력에 자신이 없거나, 혹은 1교시 수업을
피하기 위해서 레벨을 유지하기도 합니다.
Q.추천강의가 있나요?
A.유학생을 위한 츠츠미 선생님의 일본어 강의를 추천합니다. 소설책을 읽는 강의와 드라마, 버라이어티 등을 보고 듣는 강의, 그리고 일본문화에 대해 발표하는 강의가 있습니다. 레벨5정도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습니다.
학부생 강의도 들을 수 있지만 그다지 추천하진 않습니다. 일본어가 충분해도 따라가기 벅차며, 기본적으로 학부생 대상 강의기 때문에 유학생에 대한 배려가 없습니다. 종강 이틀전에 과제를 받았는데 일본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일본인에게도 힘든데 유학생에게는 너무 가혹한 처사죠.
Q.L-cafe라는 곳이 있던데 어떤 곳인가요?
A.일본인과 유학생이 교류할 수 있는 곳입니다. 카페라고는 하지만 커피나 차를 중점적으로 파는 곳은 아닙니다. 누구든지 자유롭게 입장 가능하고 일본인이나 다른 유학생들과 이야기하고, 밥도먹고, 숙제도 도와주는 그런 곳입니다.
오카야마대학에만 있는 특수한 곳이었습니다만, 문부과학성 사람들이 몇명 다녀간 뒤로 다른 대학에도 생기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유학생이라면 여기서 일본인들과 교류하며 일본어를 배울수도 있고, 영어도 배울 수 있습니다.
일본어와 영어 둘다 능숙하다면 여기서 일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면접은 영어로 봅니다. 오카야마의 최소시급이 780엔 정도인데 반해 L-cafe의 시급은 850엔 입니다. 게다가 근무시간을 짜는것도 비교적 자유로워 공강시간을 알차게 쓸수도 있습니다.
일은 크게 두종류로 나뉘는데, 방문객 안내나 카페 청소를 하는 프론트 담당과 외국어 회화 수업을 하는 강사 담당이 있습니다. 두가지 다 할 수도 있습니다.
Q.주변에 여행할만한 곳 많이 있나요?
A.주변에 히로시마, 츠야마, 시고쿠 등이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가기 힘든 곳이며, 해외여행 갈때 일부러 찾아가기 힘든 곳들입니다. 물론 오사카, 도쿄, 삿포로도 충분히 갈 수 있습니다.
Q.지진은 없나요?
A.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있을때 한번 있었다고 들었는데, 전 전혀 못느꼈습니다. 안전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감상
-도쿄나 오사카같은 대도시가 아닌, 오카야마같은 비교적 외곽지역에서 생활해보는 것도 다른사람은 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버스나 전철이 많이 없어서 불편할 것 같았지만 오히려 자전거로
어디든 갈 수 있어서 편했고, 몸도 건강해졌습니다. 일본인들 뿐만 아니라 다른나라 유학생들과 교류도 할 수 있었고, 시고쿠나 츠야마 같은 가보기 힘든 곳도 갈 수 있었습니다.
외국인과 교류하고 싶다, 다른사람과 차별되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으신 분은 오카야마 대학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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